2011년 10월 5일; 3일째

 드디어 마지막 날로 접어듭니다.

 어제 정말 심하게 걸어다닌 것도 있고 해서 오늘은 더 여유있게 자야지! 했는데 역시나 여섯시 반에 눈을 뜹니다.

 마지막날이라 하늘이 봐줘서 다행히 우산은 필요없지만, 하늘 참... 햇빛 한 번 못보고 갑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처음 만난 아저씨도 못 보셨다지만, 저도 못 보고 갑니다. 쩝.

 

 나름 짠 계획대로, 치아더-> 장개석기념관-> 국립역사박물관-> 공항    으로 움직이기로 합니다.

 (오늘 일어날 삽질을 생각하면 일찍 일어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치아더에 가기 위해 국부기념관역으로 갑니다.

 택시 타는게 싫어서 라기 보단 구석구석을 발로 보고 싶어서 근처에 관광센터가 있길래 거기서 물어보려는데 생각해보니 문을 열 시간이 아닌지라 그냥 택시를 탑니다. 근데 왠걸~ 분명 75NT 나왔다는데 뭔가 크게 돌아서 125NT나 나옵니다. 대충 감으로는 유턴해서 갔으면 금방 갔을 듯 한데 흠... 걍 '시에시에' 해주고 내립니다.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선물을 사고 계산하는데 확실히 맛은 생각한 거 보다는 못한데 포장은 선물해주기 좋게 나와요.

 

   치아더로 무려 두 번이나 되돌아 옴 ㅠㅠ

 

 여기서 오늘의 가장 큰 삽질이 시작됩니다.

 워낙 걷는 걸 잘하고 하니까~ 걸어서 가보기로 합니다. 두둥!

 

 가면서 멋진 건물과 기체조를 하는 아주머니들, 바쁜 직장인들을 제3자의 시선으로 구경하며 헤메길 30분 좀 지났을까?

 헉~!! 치아더로 돌아옵니다!

 태어나서 그런 적은 정말 처음이라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는데, 왠걸 두번째로 가는데도 비슷한 모습이 잘 안보입니다.

 헉*2!! 치아더로 또!! 돌아옵니다!

 

 시간이 여유있었기에 망정이지 크게 당황할 뻔했지만 남은 시간 덕분에, 이젠 오기가 생깁니다. (여행지에서 하면 안되는 짓인데...ㅜㅜ)

 처음 도는 방향이 잘못되어서 그런 것 같아 이젠 아무나 붙잡고 RPG 식으로 찾아 갑니다.

 아무말도 안 통하는 경비원 아저씨, 일본어 조금 한다는 아저씨, 손짓발짓 아가씨, '아 음~ 피프틴 미닛'을 외쳐준 예쁜 아가씨를 거쳐 마지막으로 안경쓴 발랄한 영어 능통 여대생(?)과 조우합니다.

 그간 외국에서 본 비영어권의 일반인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네요~ 게다가 참하네요~ ㅎㅎ

 입구까지 가는 길이라고 해서 같이 가면서 잡담하는데 정말 헤멘게 아깝지 않았습니다. '씨에 씨에' 하고 헤어졌는데, 생각해보니 한국말로 고맙다고 멋지게 말해줄 걸 그랬습니다.

 

 다행히 두시간 정도 여유가 남아서 원래 예정대로 가기로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궁박물관도 가능했을 것 같음)

 장개석 관련한 것, 얼얼빠 관련한 것은 포기하고 역사 박물관만 보기로 합니다.

 

 한빠오, 녹차 두유                                        역사박물관                                              타오위엔 국제 공항

 

 가는 길에 너무 먹은게 없기도 하고 해서 둘러보는데, 와~ '한빠오'를 발견하고 냉큼 들어갑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제대로 보지 않고 표정도 정말 무덤덤한 30대 가장 같은 주인에게 한빠오지아딴을 주문하고 책에 있던대로 두유를 주문하는데, 녹차의 녹은 알겠는데 콩 두를 어찌 읽는지 몰라서 천정에 메달린 메뉴판에 손가락질 열댓번을 한 끝에 주문을 완료 합니다. - -;

 맛은 가격에 비해서 괜찮은데 녹차두유가  책에서와 달리 양이 엄청납니다.

 박물관엔 가지고 못들어가니까 낑낑대고 거의다 밀어넣고 나머지는 버립니다.

 

 박물관은 생각보다 너무 작아요. 흠...

 1층은 준비중이고 2,3,4 층을 구경했는데 2층엔 청대에 대만으로 건너온 작가의 관음보살 상이, 3층엔 유물이 있었는데 나름 재미났습니다. 보다보니 고궁박물관 갈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4층엔 서예전인데 시간이 촉박해서 뭘 봤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여기서 또 삽질.

 치아더에서 산거 안넣어도 되는 거 같더니만, 로커에 넣으라고 해서 넣었는데 그걸 까맣게 잊고 나온 나.

 택시를 타고 가려는데 하필 또 빈차가 없어서 부리나케 걷다보니 결국 도착! MRT 역도 다시 걸어 나옵니다.

 어찌어찌해서 숙소에서 세수만 하고 방정리하고 나옵니다. 역에서 이지카드 환불 받고 터미널로.

 (역시 숙소가 타이페이역에서 가까워 크게 득본게 많았네요.)

 

 키티 한테서 보딩패스 강탈 시도                                                            건담 앞에서 "지크 지온~!!

 

 타이페이처잔 옆에 버스터미널에서 125NT 내고 공항으로 가서 체크인 하려는데 사람이 적어선지 2시에나 시작한다네요.

 커피한잔으로 오늘의 삽질을 날려버리고 체크인.

 키티와 한 방 찍으려는데 혼자서는 좀 쪽팔린 것도 있더라구요. ㅋㅋ

 여자분들 블로그가 많아서 그런지 몰랐는데, 남자를 위한 건담도 있어욥!

 기도도 해볼까 했는데, 청소하시는 분들이 안에서 잡담 중이라 포기.

 

 내려서 남은 돈 환전하고 집에가는 공항버스 (만원)로 일정을 종료합니다.

 

 하기 나름인데, 돈이 크게 안들긴 하더라구요. 30만원 바꿔서 집에오는 공항버스까지 해서 10만원 정도 남았어요. 숙소비 선입금 2만원 빼면 22만원에다가 비행기 비용 19만원해서 41만원이니 만족스런 여행이긴하지만,  예전과 달라서 요새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로 가는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유류할증료랑 세금 너무 비싼게 흠이에요.

 

 앞으로 가고 싶은 곳이 많아서 두 번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큰 부담없이 즐기다 올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곳이에요.

 혼자  여행도 전~혀 부담 없으니 나홀로 족에게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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