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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루팡3세 영화판

MINOsong 2019. 10. 6. 23:08


루팡 3세

감독기타무라 류헤이출연오구리 슌, 아사노 타다노부, 아야노 고, 타마야마 테츠지, 쿠로키 메이사정보미스터리, 액션 | 일본


 

루팡 3세를 영화화한다고 해서 예고편을 본 적이 있었다.

감상은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라곤 하지만 다른 만화 원작의 영화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고 아직 판단은 어렵다.

어쨌든,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고 상당히 밀어주고도 있는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아무래도 루팡3세 만큼 오래되고 인기있는 작품이 흔치 않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물론 다른 좋은 작품이 없지는 않지만, 만화책기준으로 시작으로 보면 67년부터 시작된 전국노래자랑급의 꾸준함은 그것이 막을 내리지 않는 이상에야 지금 제일 잘나간다고 평가받는 코난도 고작(?) 94년에 시작되었고 원피스도도 97년이니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내가 좋아하는 마크로스마저 80년대 초이고 건담정도는 되야 비슷한 역사를 갖는다.)

물론 나온지 그냥 오래되었다고 전부가 아니고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매년 작품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 지겨울 만도 하지만 루팡, 지겐, 고에몽, 후지코 그리고 제니가타의 구도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여전히 흥미있는 점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사실 루팡3세는 영화화하기 너무 어려운 작품이다.

루팡의 원작 만화를 애니 생각하고 보면 더 가까이 하기 힘들다. 얼마전 나왔던 후지코 스핀오프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느낌이랑 비슷할까?

성적표현이나 폭력성도 좀 더 높다. 그 외에도 제작에 있어서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여러사람의 손과 목소리를 거쳐서 온 만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아마 루팡 매니아들도 이런 다양한 작품에서 발견되는 캐릭터 들의 모습에 더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많은 루팡시리즈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칼리오스트로의 성'이 제일 인상 깊다. (MSX로 나왔던 게임도 꽤나 해보고 싶은 영상을 자랑했었는데, 아쉽게 화면을 보는 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루팡 3세 - 칼리오스트로의 성

Lupin III: Castle Of Cagliostro

7.7

감독미야자키 하야오출연루비 말로우, 제이미슨 프라이스, 알프레드 소어, 마야우치 코헤이, 웨인 안토니정보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일본 | 116 분 | -

글쓴이 평점


 

이미 언급했듯이 루팡을 완성하는 것은 단지 눈으로 보이는 스타일이 전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루팡시리즈에서 뺄 수 없는게 바로 귀로 전해지는 것들이고 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루팡의 오프닝 테마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캐릭터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이 오래된 만큼 캐릭터를 맡은 초기 성우들이 사망하고 대를 이어서 다른 성우로 넘어갈 정도인데, 사람들의 성우에 대한 관심이 다른 작품보다 지대하다.

뭐니뭐니 해도 루팡의 목소리는 다들 아는바와 같이 고인이 된 성우을 대신해 성대모사를 하던 쿠리칸이 맡아서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목소리에 대한 애착이 가장 강하다. 그런만큼 영화화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예고편만 보면 그냥 봐줄 만 했다. (얼마전의 대대적 성우진 교체에 다들 걱정이 많았지만, 대체적으로 잘 이루어졌다고들 하는 걸 보면 영화도 컨셉만 잘되면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지겐이나 고에몽은 그럭저럭 캐릭터도 볼 만 했는데, 아무래도 후지코는 불안하다. 그나마 그동안 목소리 노쇠화로 가장 불만을 샀던 후지코에서 애니 성우의 교체는 긍정적이었는데, 영화는 배우가 예쁘기만하고 캐릭터를 살리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과물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상여우, 배신, 섹시, 액션, 뻔뻔함 등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후지코를 어떻게 연기할 지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기다려 본다.

 

기대보다 걱정이 많지만 오히려 생각해 보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일본의 만화 원작 영화들이 작품이 나오는 족족 망한 이유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원작의 재현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최근에 나왔던 충사도 그렇고 패트레이버도 그렇고 실사판이 원작 모방하는데 힘을 쏟다가 제풀에 쓰러지는 느낌이다.

 

만화나 애니나 영화와 다른 가장 큰 점은 현실과 사이에서 각자가 상상력으로 간극을 메우고 있다는 점이라고 본다.

어쨌든 상상력으로만 따지면 이미 구체화된 실사보다는 그림이나 글이 더 자극적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이 40년이나 쌓여온 팬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보다는 그동안 보여줬던 루팡3세의 기발함으로 영화만의 특색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